청룡기 뉴스
구단 新 11연승 달성한 날, 30년 전 기억 소환한 모교… “경북고는 결승에 강하다”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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“전통이 있는 학교지 않습니까.” 지난 25일 이승엽 두산 베어스 감독은 기분 좋은 소식 하나를 들었다. 잠실구장에서 롯데 자이언츠와의 경기가 한창인 가운데 이 감독의 모교 경북고가 청룡기 결승전에 진출했다. 경북고는 27일 오후 1시 물금고와 결승전을 치른다. 경북고는 투수 '빅 5'가 있는 장충고를 상대로 연장 접전을 펼쳤고 8대7로 승리했다. 경북고 승리에 이어 이 감독이 이끄는 두산은 롯데를 8대5로 제압하고 11연승을 달렸다. 11연승은 두산 구단 역대 최초 기록. 아울러 2008년 제리 로이스터 감독(당시 롯데)이 가지고 있는 '1년 차 감독' 최다 연승 기록 타이를 이뤘다. 경북고가 청룡기 결승전에 진출한 건 1993년으로 30년 전. 이 감독은 경북고 2학년이었다. 당시 경북고는 '역전의 명수'로 불리던 군상상고을 7대3으로 꺾고 정상에 섰다. MVP는 김수관 현 포항제철고 감독에게 돌아갔다. 동점 홈런을 쏘아올리면서 역전극의 서막을 알렸다. 이 감독은 현역 시절 KBO리그 개인 최다 홈런(467개)을 쏘아올린 명실상부 한국 최고의 타자였지만, 당시에는 '원조 이도류'에 에이스 투수였다. 결승전에서 8⅓이닝을 무실점으로 틀어 막았다. 당시 이 감독은 홀로 3승을 올렸다. 타자로는 3-3에서 리드를 가지고 오는 결승 홈런을 쏘아올리면서 경북고의 승리를 이끌었다. 이 감독은 우수투수상을 받았다. 모교의 결승 진출 소식을 들은 이 감독은 "경북고는 결승에 강하다. 결승에 갔으니 당연히 우승해야 한다"고 활짝 웃었다. 옛추억도 잠시 떠올렸다. 당시 MVP를 받았던 김수관 감독은 '1년 후배' 이승엽에 대해 "'최고의 선수'였다"고 말했다. 이 감독은 김 감독을 "주장이었고, 정말 야구를 잘했던 선배였다. 동점 스리런을 쳤고, 내가 역전 홈런을 쳤던 거 같다"고 미소를 지었다. 이 감독은 "그때는 정말 힘들었을 때다. 대통령배에서 대구상원고에게 패배해서 예선에서 떨어졌고, 청룡기가 두 번째 경기였다. 원래 우리가 전력이 좋았는데 첫 경기 때는 조금 힘들었다. 전국대회 하면서 준비도 많이 하고 경기를 하면서 더 강해졌다"고 했다. 이 감독은 30년 전 짜릿했던 기억을 후배들도 느끼길 바랐다. 이 감독은 “경북고는 일단 올라가면 우승이다. 그동안 결승에만 가면 우승을 많이 했다. 준우승은 많이 없다”라며 “이번에도 결승전에 갔으니 당연히 우승해야 한다. 전통있는 팀이 올라갔으니 우승할 수 있을거라고 본다”고 후배를 응원했다.
잠실=이종서 기자 bellstop@sportschosun.com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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